무정물의 설법(2026.01.20.) > 나를 깨우는 아침명상 | 사단법인 피올라

무정물의 설법(2026.01.20.) > 나를 깨우는 아침명상


김연수 교장선생님의 나를 깨우는 아침 명상글입니다

법인

무정물의 설법(2026.01.20.)

관리자     0건    44회    26-08-02 14:59

중국 북송 시대의 저명한 시인이자 정치가인 소동파가 마음공부를 하다가

조금 얻은 바 경계가 있어 당대의 고승인 상총 선사를 찾아가 자기 법을 자랑하다가 

금방 밑천이 들통났습니다. 그는 금방 무릎을 끓고 진심으로  가르침을 청했습니다.


그러자 상총 선사는 “생각에 불과한 유정 설법(인간이 말로 하는 법)따위를 들어서 뭐에다 쓰겠는가? 

무정 설법(無情 說法)을 들을 줄 알아야 비로소 깨어난 것이다”라 하면서 

그에게 화두보다는 무정 설법(자연이 설법하는 소식)을 한번 들어본 후에 다시 찾아오라고 했습니다.


이후 소동파가 “무정 설법이 뭘까?’ 골똘히 생각하며 돌아오다가 문득 폭포 소리를 

들으면서 활짝 깨어났습니다. 환희에 찬 소동파는 “ 폭포 물소리가 곧 부처님의 

장광설이요, 펼쳐진 대자연 그대로가 청정 법신이로구나! “하고 외쳤다고 합니다.


이걸 성상일여(性相一如)라고도 하는데,

모든 상(相: 모양이 있는 것에만 국한하지 않고 없어도 소리나 번개같이 인식되는 것들도 다 상이다)은 

혼자 드러나는 게 아니라 반드시 살아있는 생명의식(성품 자리)가 같이 해야만 보이고 들려서 

인식되기에 결국 일상의 모든 것들이 다 무정 설법을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무정 설법을 보고 듣게 되면 한 가지 확실한 체험이 있습니다.

그것은 세상이 통으로 다 (분리 불가로 )살아있다는 겁니다. 

그리고 번뇌 망상들도 결국 다 법(의식)인데 자기가 그 안에서 이건 법이고 저건 아니고 하면서, 

자기가 공부한답시고 생각 속에서 분별만 거듭해 왔음을 보고 깨어나게 됩니다.


“난 잘 몰라요”가 그대로 이것이며 “아하! 이제 알겠다”해도 똑같이 이겁니다.

다 생명이 활동하는 현상인 의식이 다양한 생각을 갖고 움직이는 것 뿐 아닙니까?

즉 생각의 내용물에 더 이상 속지 않고 바로 생명의식 자리를 본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모든 게 다 살아있음을 절절히 체험합니다. 

그때 O이 드러납니다. 

O은 모든 유무정물과 분리할 수 없이 하나로 딱 붙어서 같이 살아 움직입니다.

하늘도 땅도 가로수도 산도 길가의 돌멩이도 모래 한 알 조차도 다 살아있습니다.

“아하! 이자리가 바로 하나님, 부처님이구나! “ 탄식이 절로 나옵니다.


그동안은 눈뜨고도 이 소식을 못 본 장님이었습니다. 

왜냐면 자꾸 자기 생각에 속아서 생각만 따라다니는 줄도 모른 채, 

색이니 공이니 하면서 정작 있는 그대로의 실상은 전혀 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깨달음은 이처럼 한순간 찰나의 일로서 정신만 좀 집중하면 아주 쉽습니다. 

그런데도 못 깨닫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자꾸 자기 생각,감정,감각 속의 내용 속에 빠져버리기 때문입니다. 

즉 정신을 집중해서 딱 한번이라도 자기 생각, 감정 등을 벗어나 

객관적으로 보질 못하고 그 속에 빠진 채 주관적으로만 봤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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