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깨우는 아침명상 12 페이지 | 사단법인 피올라

나를 깨우는 아침명상 12 페이지


김연수 교장선생님의 나를 깨우는 아침 명상글입니다

나를 깨우는 아침명상

  • 세간과 출세간에서 해탈한다(2026.01.10.)


    흔히들 기독교는 고통스러운 지상의 삶을 벗어나 천국으로 가고 , 

    불교는 세간에서 벗어나 출세간으로 가는 공부라고들 많이 착각합니다.


    그러나 궁극적 가르침인 선(禪)은 부처님의 멸진정(滅盡定)을 도달하려면 

    그렇게 힘들게 얻은 출세간(천국)에서 한번 더 벗어나야(해탈) 한다고 가르킵니다.

    그걸 상징하는 말씀이 바로 반야심경의 “이무소득고?”입니다. 


    한 마디로 말해서 만약 얻은 게 하나라도 있다면 그건 다 네 분별이란 겁니다.

    아니 이 무슨 개가 뼈다구 깨 먹는 기막힌 소리입니까? 

    그 고생을 해서 지옥 같은 세상(세간)에서 겨우 벗어났는데 

    그렇게 얻은 출세간의 경지조차 내려놓으라니요? 

    너무 억울하고 분통 터지는 황당한 소리가 아닙니까?

    하지만 그럴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그걸 제가 한번 설명해드리겠습니다.


    천국과 출세간의 좋은 경지…   

    그건 선행과 공부의 보상으로 내가 얻은 겁니다.

    따라서 그것은 내가 공부를 잘 할 때만 한시적으로 가능한 경지인 겁니다. 

    즉 나쁘게 보던 것을 좋게 보거나, 유혹되거나 함몰되어 따라다니던 습관에서 벗어나 

    자유를 얻거나, 어찌하던 것을 그리 안 함으로서 얻어진 결과이자 보상이란 겁니다. 

    그러므로 그것은 다시 예전 습관으로 돌아가 빠지면 없어질게 뻔합니다.


    뿐만 아니라 ‘저건 세간 소식이고, 이건 출세간 소식이다’라고 나누는 것 자체가 

    다 내 생각과 감각이 만든 분별입니다. 

    그래서 그런 상대적 공부는 벗어나란 겁니다.


    그렇다면 어찌해야 할까요?  

    내 분별을 일체 쉬는 '멸진정'이 바로 그 해답입니다. 

    멸진정이란 무조건  모든 분별은 죄다 하지 말란 게 아닙니다. 

    분별이 필요하면 하더라도 그것이 허깨비 같아 실상이 아님을 항상 보란 겁니다.

    그래서 필요하면 방편으로 세간과 출세간을 나누기도 하지만 

    그러나 출세간이란 말조차도 '달이 아니라 달을 가르키는 손가락'임을 분명히 보란 것입니다.


    십우도의 제 8도(인우구망)와 제 9도(반본환원)의 차이가 바로 이것입니다.

    제 8도의 경지는 아직 ‘아공 법공’이란 어떤 경지에 머물러 있습니다. 

    하지만 제 9도에선 그것조차  ‘미세한’ 출세간이란 분별이니 내려놓으란 겁니다.

    이게 바로 제 9도 본래대로 다시 돌아옴(반본환원), 즉 ‘있는 그대로’란 말입니다.


    그런데 아직 생각 속에서 이 글을 읽는 사람은 그러면 거의 이런 생각을 할 겁니다.

    “그러면 이 공부는 왜 해야 합니까?  다시 본래대로 돌아올 거면 왜 쓸데없이 해? “ 

    하지만 그게 바로 자기가 아직 생각의 업력에서 덜 벗어났다는 소식입니다.

    제 9도가 말하는 건 ‘내가 얻은 경지(아공 법공)’가 아닙니다. 

    제 9도의 경지란 본성이 원래부터 갖고 있는 본래 그대로를 가르키는 겁니다. 

    그러니까 ‘(원래) 있는 그대로 돌아왔다’는 말이 되는 것입니다.

    '아공 법공'은 원래부터 O에겐 항상 그랬습니다. 


    즉 제 8도는 아직도 도를 성취한 내가 잠재의식 뒤에 숨어있으면서

    “(내가) 드디어 아공 법공의 경지를 성취했다! “ 라는 미세 분별심이 남아있음을 가르키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자기도 모르게 아침마다 O을 챙기면서 미세한 치우침과 머무름 속에 남아있게 됩니다. 

    그것조차 사라질 때 우리는 비로소 [멸진정]이 되는 것입니다. 

    이걸 다른말로는 'O과의 완전한 계합(합일)'이라고도 하지요. 

    이것을 조주 선사는 "평상심이 도"라고 또 달리 말했습니다.

    말은 같지만 중생의 평상심은 분별에 휘둘리는 마음이요, 

    깨어난 이의 평상심은 항상 멸진정을 향해 있는 '화살표 같은 현재 진행형의 마음'입니다. 

    나에게 평상심이라고 해서 깨어난 이의 평상심도 그럴 것이라 속단하지 마세요.


    즉 부처에겐 깨달음조차 분별이라 얻은 바가 일체 없지만 

    그러나 원래 있는 그대로의 본래면목 O이 보름달처럼 분명하고,  

    중생에겐 공부 좀 하다 보니 뭔가 얻은 게 분명히 있어 신나는데 

    부처님은 없다 하시니 아직 알쏭달쏭할 것입니다.


    얻은 게 있다면 다 자기 분별(생각 느낌)이니 한번 더 정견하시라고 이 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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