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평소 알던 목사님이 찾아오셔서 자신이 기도원에서 최근 굉장한 체험을
하셨는데 그게 깨달음인지를 궁금해 하며 물어오셨습니다.
저는 그 흥미진진한 얘기를 듣고 나서 그건 깨달음이 아니며 거친 조대의식이
쉬어지니 밑에 깔려있던 세밀의식이 전면에 드러난 체험이라 말씀드렸습니다.
그리고 이 눈앞에 있는 '허공이 사실은 허공이 아니라 당신의 생각'이며
실상은 당신이란 현상조차 나타내고 있는 세밀의식이자 최세밀의식(세밀의식보다
더 깊은 차원의 생명의식)이라고 조언을 해드렸는데 놀라운 건 이분이 그 순간에
그 말을 알아들으시면서 자기의 생각존에서 깨어나 '있는 그대로의 눈앞'을 보시고
초견성을 하셨습니다.
저도 놀랍더군요. 이분이 평소 기도원에 많이 계시던 분이라 그게 가능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었습니다.
그런데 이 분이 다음날 전화가 와서는 “세상 모든 게 다 생각이며 나란 것조차도
생각이다”라고 말하시는 거였습니다.
그러면서 당신이 이번 주일에 설교를 해야하는데 생각이 갑자기 이토록 혐오스럽게
느껴지긴 난생 처음이라 하시면서 어쩌면 좋으냐고 물어 오셨습니다.
이자리를 보고 체험하고 나니 이젠 모든 생각이 다 불순물 같고 혐오스러워서
도무지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르겠다고 하소연하시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한마디 조언을 드렸지요."생각이 더럽다는 그것도 생각입니다."
그랬더니 그분이 크게 웃으시며 “그렇네요. 제가 또 속았네요 “하셨습니다.
그래서 제가 “생각도 본래 공합니다”라고 다시 한번 더 조언을 드렸지요.
그랬더니 "공하다는 게 대체 핵심이 뭐냐?"고 물어오시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 스스로 있는 것도 없는 것도 아닌데 내가 있다 여기면 있게 되고,
없다 여기면 없게 되는 본래 정해진 상(相)이 없는 걸 말합니다”라고 답해드렸더니
크게 웃으시면서 “다 내 생각과 느낌에게 속았군요”하시는 것이었습니다.
저도 같이 웃으며 이젠 정말 ‘깨어나셨다’고 축하드렸습니다.
제가 여기 이 사이트에 수 십 년 간 많은 글을 써 왔습니다만
이게 다 생각을 글로 옮겨 놓은 것에 불과합니다.
그 내용을 보면 다 진리란 [이거다 저거다]표현한 것들에 지나지 않습니다.
즉 공한 것을 상(相)으로 만들어 버린 것입니다.
어리석은 사람은 이걸 찾아 읽으며 공부하지만 현명한 사람은 “이게 다 본래
공한데 내가 문자에 의지해 생각 속에서 헤메고 있었구나”하며 곧장 깨어납니다.
일체를 다 공하게 본다면 최후에 남는 것은 그걸 보고 아는 최세밀의식만 남습니다.
그걸 깨닫게 하려고 부처님도 그 많은 말씀을 하신 것 뿐입니다.
중생은 생각도 공하다 하면 또 "그럼 다 없고 허무하네?"란 생각을 합니다.
생각 중독증에 걸려서 도무지 생각으로 규정을 하지 않으면 있는 그대로 있을 수
조차 없는 정신 병자가 된 것입니다. 이제 또 무슨 생각(규정)을 하시렵니까?
이미 있는 그대로 완전하건만
자꾸 찾아야만 하는 그놈은 욕심과 습관에 중독된 생각 아닙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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